중2때 짝사랑 썰 3

딴돈으로 비아그라 사먹고 떡치러 가즈아~~~

중2때 짝사랑 썰 3

링크맵 0 1,109 2020.03.19 15:42
출처썰팔이

말은 자신있게 했지만 난 나 자신을 믿지 못했다.



녀석들은 빨리 내가 거절당하는걸 보고 싶다며 이번 영어시간에 번호를 물어보라고 윽박질렀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거절당할까 두려웠던 난 수업이 끝날때까지 핸드폰을 들고 우물거리다 끝내 그 애가 나가는걸



지켜봐야만 했다.



내가 번호를 끝내 물어보지 않았다는 사실을 들은 친구는 나에게 따끔한 충고를 해왔다.




"너 여기서 번호 몰라서 연락 못하면 친구도 아닌, 이도저도 아닌 사이된다"




그래...이도저도 아닌 사이가 되느니 차라리 빨리 결판을 짓는 편이 나았다.



난 스스로 번호를 알아내어 그 애와 더 가까워지리라고 몇번을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하지만 마음속에 근본적으로 박혀있는 겁은 없애지 못해서인지 그 이후로 난 여러번 묻는 것을 실패했다.



번호 언제 물어보지?란 생각을 반복하면서 그 애와 얘기를 나누다 끝내 고개를 떨구는 일이 전부였다.



내가 그렇게 머뭇거리는 사이 어느새 우리 반에 내가 그 애를 좋아한다는 사실은 퍼지고 퍼져 공공연한 사실이 되었다.



하필이면 그 사실을 접한 녀석 중에 익살스런 녀석이 한명 있었다.



그리고 그 녀석의 존재를 인지하지 못하고 평소와 같이 수업을 들으며 떠들던 그날,



녀석은 나와 그 애를 스치듯 지나가며 말했다.




"xx아 잘 어울린다~~"




난 순식간에 그 말을 듣고 얼굴이 붉어졌다.



그리고 혹시나 그 애가 내 얼굴을 볼까봐 난 고개를 푹 내렸다. 때마침 수업종료를 알리는 종이 울렸고 난 도망치듯 빠져나왔다.



씨x새끼...씨x새끼...



난 교실을 도망치듯 빠져나가며 녀석을 저주했다. 녀석을 패고 싶었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인걸...



난 지금쯤이면 그 애가 나갔겠지하며 조심스럽게 교실로 들어왔다.



그러자 녀석이 웃으며 자기가 장난친거라고 말했다고 했다.



하지만 난 불안을 감추지 못했다. 그 애가 내 마음을 눈치라도 챘으면 어쩌지 하는 생각에 초조해했다.



그 순간 내 뇌리속에 하나의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그래. 이왕 이렇게 된거 빨리 번호를 물어보자.



그날 이후로 난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결심을 하게 되었다. 꼭 물어본다...꼭 물어본다...



그리고 마침내 며칠이 지나고 그 애와 같이 수업을 듣는 날이 다가왔다.



그 애와 평소같이 얘기를 해도 머리에선 땀이 흘렀고 머릿속은 온통 번호를 물어보는 것에 대한 생각뿐이었다.




"나 갈게~"




그 애가 수업이 끝나고 의자에서 일어나 나가고 있었다.



물어봐야 돼!



난 그 순간 엄청난 용기를 내 떨리는 다리를 붙잡고 겨우 일어났다.



반을 나가고 있는 그 애의 뒷모습을 보며 난 필사적으로 그 애를 뒤쫓하가 마침내 그 애를 잡을수 있었다.



의아해하며 나를 바라보는 그 애에게 난 우물쭈물하다가 마침내 핸드폰을 내밀었다.




"번호 좀...알려줘..."




그 애는 내 감정을 다 알고 있다는 듯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며 번호를 건내주었다.



난 그 애가 번호를 찍어주는 와중에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친구들에게 번호를 알았음을 자랑하고 싶었다.



그후로 나와 그 애는 조금 더 가까워져 있었다.



한번은 서로 손을 잡고 나란히 수업을 들은 적도 있었다. 평소처럼 수업을 듣고 있는데 갑자기 그 애가 내 손을



꼭 잡은 것이었다.



그후로도 몇번의 수업동안 난 계속 그 애와 손을 잡고 수업을 들었지만 몇번을 그 애의 친구가 내 모습을 보는 바람에



부끄러웠던 난 그만 손을 놓고 말았다.




그 즐거웠던 시간은 흐르고 어느새 겨울방학이 다가왔다.



그 애와 폭풍연락을 하리라 다짐한 난 한동안 그 애에게 연락을 하지 못했다.



난 멍청하게도 그 애가 내 문자를 받아주지 않으면 어떡하나 싶은 마음에 선뜻 문자를 보내지 못했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갔다.



어쩌다 게임에서 친구를 만나 그 얘기를 해줄때면 친구들은 날 겁쟁이라고 놀려댔고 형에게 고민을 털어놨을 때엔



답답한 놈이라고 맞기도 했다.



나는 이대로 가서는 안된다고 생각했고 그 애에게 어떻게 문자를 보낼까 엄청나게 고민했다.



나는 자연스럽게 그 애에게 문자를 보낼 방법을 고심했고 유머사이트를 온통 뒤져 웃기다고 생각되는 자료를 골랐다.



웃긴걸 보내주면 반응하겠지?



난 이게 최대한 부담을 주지 않는 방법이라고 생각하며 떨리는 마음으로 문자전송창에 그 자료를 올려놓았다.



보낼까? 혹시 아무 반응도 없으면?



난 손을 덜덜 떨며 마침내 전송 버튼을 눌렀다.



혹시나 그 애에게서 아무런 반응이 없을까봐 두려운 마음에 난 핸드폰을 덮어두고 일부러 의식하지 않았다.



1분...3분...5분...



조금을 기다려도 답장이 오지 않자 난 문자를 보낸 것을 후회했다.



그렇게 답장이 오지 않을 것 같던 그때 핸드폰이 신나게 울렸다.



왔다!



난 마음을 진정시키고 문자를 확인했다.



이거 뭐냐고...웃기다고라는 반응이 돌아왔다. 난 그 순간 세상 무엇을 준다해도 이것보다는 기쁠수 없겠다는



감정을 느꼈고 과장하자면 진짜 행복한 기분이 이런거구나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 문자를 시작으로 그 애와 난 보다 많은 문자를 주고 받았다.



대다수, 아니 모든 문자가 내가 시작한 문자였지만 그래도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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